비만 치료제나 당뇨병 치료제 이야기를 듣다 보면 ‘GLP-1’과 ‘GIP’라는 용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이름은 어렵지만, 사실 이 두 물질은 우리가 밥을 먹을 때마다 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호르몬입니다. 이 글에서는 인크레틴 호르몬이 무엇인지, GLP-1과 GIP가 각각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이 호르몬들이 어떻게 치료제로 발전했는지를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 GLP-1과 GIP는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혈당이 오를 때 인슐린 분비를 돕습니다.
- GLP-1은 위 배출을 늦추고 뇌에 포만 신호를 보내 식욕을 줄이는 작용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 몸에서 만들어진 GLP-1은 몇 분 만에 분해되기 때문에, 치료제는 구조를 바꿔 주 1회 투여가 가능하도록 개발되었습니다.
-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는 GIP와 GLP-1 수용체에 함께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이며, 사용 여부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인크레틴이란 무엇인가요?
인크레틴(incretin)은 음식을 먹었을 때 소장에서 분비되어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흥미로운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같은 양의 포도당이라도 혈관에 직접 주사할 때보다 입으로 먹었을 때 인슐린이 훨씬 많이 분비된다는 점입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장에서 나오는 호르몬, 즉 인크레틴이며 이를 ‘인크레틴 효과’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인 인크레틴이 바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입니다. GIP는 주로 소장의 앞부분(십이지장·공장)에 있는 K세포에서, GLP-1은 소장 뒷부분과 대장에 있는 L세포에서 분비됩니다. 두 호르몬 모두 ‘혈당이 높을 때’ 인슐린 분비를 돕는다는 공통점이 있어, 혈당이 정상일 때는 인슐린을 과도하게 끌어올리지 않습니다.
| 구분 | GLP-1 | GIP |
|---|---|---|
| 정식 명칭 |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 |
| 분비 장소 | 소장 뒷부분·대장의 L세포 | 소장 앞부분의 K세포 |
| 인슐린 분비 | 혈당이 높을 때 촉진 | 혈당이 높을 때 촉진 |
| 글루카곤 | 분비 억제 |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용 |
| 위 배출 | 늦춤(포만감 지속) | 뚜렷한 작용은 적음 |
| 식욕 | 뇌에 포만 신호 전달 | 식욕 조절 역할은 연구 중 |
GLP-1이 하는 일: 혈당과 식욕을 함께 조절
GLP-1은 여러 장기에 동시에 신호를 보냅니다. 췌장에서는 혈당이 오를 때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 분비는 줄입니다. 위에서는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는 속도(위 배출)를 늦춰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고 포만감이 오래가도록 합니다.
특히 체중과 관련해 주목받는 것은 뇌에 대한 작용입니다. GLP-1 신호는 뇌의 식욕 조절 영역에 작용해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는 느낌을 강화합니다. GLP-1 계열 약을 쓰는 사람들이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줄었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같은 작용 때문에 메스꺼움, 더부룩함 같은 위장관 부작용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의 빈도와 대처는 마운자로 부작용 총정리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GIP는 어떤 호르몬인가요?
GIP는 사실 GLP-1보다 먼저 발견된 인크레틴입니다. 식후 인슐린 분비에 기여하는 비중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GIP에 대한 반응이 약해져 있다는 관찰 때문에, 한동안 치료 표적으로는 GLP-1보다 덜 주목받았습니다.
상황이 바뀐 것은 GIP와 GLP-1을 함께 자극하는 약물이 개발되면서부터입니다. 두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했을 때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에서 GLP-1 단독보다 큰 변화가 관찰되었고, 연구자들은 GIP가 GLP-1의 작용을 보완하거나 위장관 불편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GIP가 정확히 어떤 경로로 체중에 기여하는지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영역이므로, 단정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함께 작용할 때 효과가 컸다’는 임상 결과 중심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호르몬에서 치료제로: 왜 주 1회 주사가 되었나
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GLP-1은 DPP-4라는 효소에 의해 몇 분 만에 분해됩니다. 그래서 천연 GLP-1을 그대로 약으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제약사들은 분해 효소에 잘 견디고 혈액 속 단백질에 붙어 오래 머무르도록 구조를 바꾼 ‘수용체 작용제’를 개발했고, 그 결과 하루 1회에서 주 1회 주사까지 가능해졌습니다.
현재 비만 치료에 쓰이는 대표 성분은 GLP-1 수용체에만 작용하는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와, GIP·GLP-1 수용체에 함께 작용하는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입니다. 두 약의 차이는 마운자로와 위고비 비교 글에서 더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비만 치료제 전반에 대한 설명은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자료도 참고할 만합니다.
| 구분 |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 |
|---|---|---|
| 작용 수용체 | GLP-1 | GIP + GLP-1 |
| 개발사 | 노보 노디스크 | 일라이 릴리 |
| 투여 | 주 1회 피하 주사 | 주 1회 피하 주사 |
| 비만 유지 용량 | 2.4mg | 5·10·15mg 중 선택 |
이중 작용은 임상에서 어떤 차이를 보였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RPASS-2 연구는 터제파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 1mg을 40주 동안 직접 비교했습니다. 당화혈색소(최근 2~3개월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지표) 감소 폭은 터제파타이드 세 용량 모두에서 세마글루타이드 1mg보다 컸습니다. 결과는 NEJM에 실린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두 약을 직접 비교한 SURMOUNT-5 연구(Aronne 등의 NEJM 2025 논문)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보고되었습니다. 72주 동안 각 약을 견딜 수 있는 최대 용량까지 사용했을 때 평균 체중 변화는 터제파타이드 −20.2%, 세마글루타이드 −13.7%였습니다.

자주 하는 오해와 알아둘 점
첫째, GLP-1 계열 약은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약’이라기보다 수용체를 강하고 오래 자극하는 약입니다. 그래서 몸의 자연 분비보다 훨씬 지속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그만큼 부작용 관리도 중요합니다. 둘째, 식사량이 줄어드는 만큼 단백질과 영양 섭취가 부족해지기 쉬워 식단 관리가 함께 필요합니다. 단백질 섭취 기준은 다이어트 중 단백질 섭취량 글을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GLP-1은 음식으로 늘릴 수 있나요?
Q. GIP와 GLP-1을 함께 자극하면 항상 더 좋은가요?
Q. 인크레틴 계열 약을 쓰면 저혈당이 잘 생기나요?
Q. DPP-4 억제제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참고 자료
- Frías JP 외. Tirzepatide versus Semaglutide Once Weekly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SURPASS-2). NEJM 2021
- Aronne LJ 외. Tirzepatide as Compared with Semaglutide for the Treatment of Obesity (SURMOUNT-5). NEJM 2025
- Jastreboff AM 외. Tirzepatide Once Weekly for the Treatment of Obesity (SURMOUNT-1). NEJM 2022
- NIDDK – Prescription Medications to Treat Overweight & Obesity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